제대로 된 인도 영화제가 온다 “나마스떼, 볼리우드”

 

2010 인도 영화제 <나마스떼, 볼리우드>
 2010년 1월 21일부터 24일까지,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점
전 작품 무료 입장

 나마스떼 볼리우드 (인도 영화제) 자세한 시간표 보기 -> www.indiamovie.kr

 우리나라에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인도영화가 수입된 적이 거의 없으므로, 대부분 영화제용 예술영화나 일부 저예산 영화들이나 헐리우드에서 만든 인도풍 영화들을 인도 영화로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2010년 1월 21일부터 나흘간 펼쳐질 “나마스떼, 볼리우드” 인도 영화제는 제대로 된 인도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부분 최근 인도에서 흥행에 성공한 주류 영화들로 가득 차 있다.

인도 영화 한 편으로 힘들고 고단한 일상을 잊어보자.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 말자.“ 인도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의 구호다.

 

인도 영화는 떠들면서 봐야 제맛 - 옴샨티옴 (Om Shanti Om)

 

개막작, 한국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Om Shanti Om

 

뭐니 뭐니해도, 인도 영화는 “아줌마의 드라마 감상법”으로 보는 것이 가장 즐겁다. 웃기면 박수치며 웃고, 슬프면 울고, 악역에게는 저주를 퍼붓고, 주인공의 멋진 장면에서는 오빠부대와 같은 환호성을 지르면 된다. 개막작 “옴샨티옴“은 그런 즐거움을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영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여 주인공의 미모에 정신을 잃고 있다가, 멋들어진 샤룩칸의 춤에 정신을 차린다.

 

10년이상 연속 상영된 영화가 있다? -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  (DDLJ)

‘용감한 자가 신부를 데려가리(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는 1995년 개봉 이후, 인도 뭄바이의 한 극장에서 오늘도 계속 상영하고 있다. 이미 기네스북에 오른지 오래다. 앞으로도 그 기록을 깰 영화는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이 영화는 15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인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샤룩칸-까졸의 명콤비의 탄생을 알렸고, 세련된 유럽 여행 장면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들이 인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명불허전. 위대한 이 인도영화는 인도 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Dilwale Dulhania Le Jayenge)

 

 

 

 

 

끝이 뻔한 영화라고? 천만의 말씀! - 가지니 (Ghajini)

 

인도 영화를 흔히 ‘끝이 뻔한 영화’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은 10년도 더 된 옛날 이야기다.  ‘가지니’가 가장 좋은 예 같다. 최근에 기록이 깨졌지만, 인도 최고 흥행 기록을 가진 영화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영화다. 시작하면 ‘메멘토’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단정하기 쉽다. 하지만, 어느새 손에 땀을 쥐고 다음 장면을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도 영화는 전혀 야하지 않다? - 도스타나(Dostana)

인도 영화는 90년대 이후 상당히 심한 검열로 인해서 키스 장면도 제대로 안나왔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키스 장면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도 않고, 베드신이 있는 영화도 있다.(물론, 노출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도스타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 마이애미에서 올로케이션을 한 영화답게, 시작부터 수영복을 입은 남녀들의 멋들어진 모습으로 첫화면을 장식한다. ‘게이’로 위장한 두 남자의 이야기지만, 인도 영화에서는 파격에 가까운 주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자극적인 모습보다, 쉴새없이 웃게 만드는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인도에는 유치한 액션만 나온다? 무슨소리! - 둠2 (Dhoom : 2)

오토바이 액션으로 큰 히트를 기록했던 2004년의 둠1에 이어서 더욱 강력한 액션으로 무장한 둠2는 인도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제대로 보여준다. 손이 닿기도 전에 쓰러지는 인도 액션을 비난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영화를 봐야한다. 인도 최고의 춤꾼 ‘리틱 로샨’을 비롯,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녀 ‘아이슈와르야 라이’ 그리고 그의 남편 ‘아비쉑 밧찬’ 이 세 명의 주인공만으로도 꼭 봐야 하는 영화다.

 

 

 

 

* 인도에도 조폭 코미디가? - 라게 라호 문나바이 (Lage Raho Munna Bhai)

 

“두사부일체”같은 조폭 코미디가 우리나라에서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에도 조폭 코미디 시리즈가 있다. ‘라게라호 문나바이(계속해요, 문나형님)‘는 1편인 ‘문나형님, 의대가다’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해서 간디 선생님의 정신 비폭력, 무저항을 몸소 실천한다. 인도의 조폭과 우리나라 조폭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간디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3편인 ‘문나형님, 미국 가다’도 인도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슬프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 비르자라 (Veer-Zaara)

너무나도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비르-자라‘는 인도의 거장 ’야쉬 초프라‘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수십년 전의 파키스탄과 인도의 모습을 재현한 것도 정겹지만, 너무나도 슬프지만, 아름다운 두 연인의 사랑 이야기는 모든이의 심금을 울린다. 손수건 준비는 필수다. 너무나 가슴아파서 엉엉 울지도 모른다.

 

 

 

 

 인도에도 아내의 유혹이? 아니, 남편의 유혹!- 라브네 바나디 조디

인도판 ‘아내의 유혹’이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하는 영화 ‘라브네 바나디 조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은 아내의 유혹과는 정반대의 ‘변신’이야기다. 즉, 복수를 위해 ‘점’으로 변신한 한 여인의 이야기가 아니고, 시골생활에 재미를 못붙이는 아내를 위해, 시골 청년이 ‘수염을 깎는’ 대 변신을 한 후에 아내와 스포츠 댄스를 즐긴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다 알지만, 극중 인물들만 통모르는 ‘막장상황’을 즐거운 춤과 노래를 곁들이며 즐겨보자.


 

 

   

나마스떼 볼리우드 (인도 영화제) 자세한 시간표 보기 -> www.indiamovie.kr

 

인도 영화 보고, 행복해집시다! 인도영화 못 본 분들은 쪼끔 불행한거에요~!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www.indiamovie.kr) 운영자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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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의 중심지 뭄바이에서 만난

한 영화를 10년 이상 상영하는 극장 마라타 만디르와
인도 영화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


인도 영화의 중심지, 볼리우드의 기원 - 뭄바이(Mumbai)

뭄바이. 인도의 수도는 뉴델리(New Delhi)이긴 하지만, 꼴까따(Kolkata - 옛이름 캘커타 Calcutta), 첸나이(Chennai - 옛이름 마드라스 Madras)와 더불어 인도를 대표하는 도시중 하나이다.

뭄바이(Mumbai)보다는 옛이름인 봄베이(Bombay)로 더 유명한 도시. 하지만 이젠 봄베이라 부르지 말자. 마치 우리가 일제식 지명을 한국식으로 바꾸듯이, 인도도 영국이 마음대로 붙여 놓은 도시들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바꾸었으니까.

(최근 모 기업의 이미지 광고에서는 두개를 절충한 이름인지, 잘몰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뭄베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것은 '부산'을 '포산'으로 표기한 것만큼 잘못된 표기인 듯 하다)


인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버리게 만드는 고층 건물들


▲ 보통 이런 사진을 보고 인도임을 느끼게 된다


인도 영화계를 일컫는 볼리우드(Bollywood)도 봄베이의 망령(?)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하는 단어이다. 바로 Bombay + Hollywood = Bollywood 가 그 기원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헐리우드. 한 해에 1000여편의 영화가 생산되는 인도에서 힌디 문화권의 영화 약 300여편을 생산하는 중심지가 바로 뭄바이다.

그만큼 인도 영화계에서 뭄바이가 가지는 위치는 상당하다.

(인도 영화계는 서로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어 수준의 여러가지 언어들로 나누어진다)

 

스크린쿼터 없이도 자국 영화가 90% 이상 점령

사실, 인도는 우리나라에서 스크린쿼터 이야기만 나오면 언급하는 나라이다.

스크린쿼터 폐지론자들이 자주 들추어내는데, 이것은 인도 영화계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 이야기를 하자면,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서 3박 4일을 해도 끝도 없으므로 간단히 정리하자면..

(전적으로 제 개인 의견이므로 논란은 자제해 주시길.. ^^)

1) 인도에서 말하는 "영화"의 정의는 우리가 말하는 "영화"의 개념과 다르다. 춤과 노래가 나오며 3시간 정도의 상영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2) 다언어 국가인 인도에서 외국 영화가 상영을 하려면 수십개의 자막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문맹율이 높아서 그도 큰 효과를 못보고 더빙을 택해야 한다. 더빙도 수십개의 언어로 해야 전 인도에 배포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 극장의 관람료는 턱없이 낮다.

3) 최근에는 멀티플렉스도 많이 생기고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외국 영화와 인도의 뉴웨이브 영화를 많이 보지만, 인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층 (아무리 못해도 8억?)은 수십년간 보아온 영화를 보고 싶어한다.

즉, 다언어, 다민족 국가인 인도와 우리나라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비교법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스크린쿼터 이야기가 나오면 또 인도를 들먹일게 뻔하다.)



춤추고 노래하는 볼리우드

필자는 인도 영화를 우리나라에 소개하기 위해서 모임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http://cafe.daum.net/indiamovie )을 만든지 5년이 넘었다. 자체 사무실에서 자체 한글 자막으로 상영회를 연게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들을 보고 그 중에서 상영작을 결정하고, 한글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해 왔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인도 영화에 대한 오해들을 풀어주려고 애썼지만, 사람들의 선입관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았다.

많은 영화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고 있는 현재에도 "인도 영화는 무조건 해피엔딩이다"라는 것이 정설화 되어 있고, 춤과 노래가 나오지 않는 영화가 제법 나옴에도, "인도 영화는 춤추고 노래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을 부인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많은 수의 인도 영화는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어김없이 나오고, 그 멋진 장면들 덕분에 인도 영화 속으로 푹 빠져들 수 있으니까.

오히려, 그런 생각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인도 영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 보다는 낫다는 것이 최근 필자의 생각이다.


10년이 넘게 상영되는 영화 -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

인도 영화계는 무수히 많은 장기 상영 기록을 가지고 있다. 100주 돌파, 200주 돌파.. 등등... 보통 2년, 3년은 명함 내밀기도 힘들다는 소리다. 그런데, 아무도 명함을 못내미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작년에 이미 500주 상영 기록을 돌파한 위대한 영화,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 Dilwale Dulhania Le Jayenge 이다.

(제목은 '용감한자가 신부를 데려가리' 라는 뜻이고, 보통 줄여서 DDLJ라고 표기한다. 우리 모임에서는 "딜왈레"로 통한다)

하지만, 눈으로 보지 않고서 어떻게 그걸 믿을 수 있겠는가?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특파원을 파견(!) 뭄바이에서 1995년 10월 25일 개봉한 이 영화를 아직까지 틀고 있다는 Maratha Mandir(마라타 만디르)를 취재하는데 성공했다.


▲ Maratha Madir라는 극장 이름이 또렷이 보인다

▲ 2005년 5월 13일 500주를 넘었을 때 교체한 것으로 보이는 간판

▲ 526주를 지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2006년 8월에는 아마 약564주를 돌파했을 것임)

(인도 극장은 앉는 자리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다
1층 스크린 앞 자리가 가장 싸고 2층 발코니가 가장 비싸다)


정말 하고 있었다!

(이 사진을 늦게 공개하는 이유는, 취재원이 인도를 너무 오래 떠돌다가 최근에서야 귀국을 했기 때문임을 밝힌다. ^^)

이 영화는 아마도 600주를 넘길것이라고 극장주가 장담했다는데, 아직까지도 평일에도 60%의 좌석 점유율을 넘기고 있고, 주말에는 거의 매진이 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뭄바이의 각종 기차와 버스가 서는 정류장과 가까운데 위치하고 있고, 극장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데다가... 인도 기차와 버스를 놓치거나 연착되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오는 사람도 만만치 않게 많아서라는 것도 무시 못한다고..)


어떤 영화이길래?

 


이 영화는 당시로서나 지금으로서나 상당히 세련된 영화이다. (동의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

이야기의 시작은 영국에서 시작된다. 영국에서 성공한 갑부집 아들인 라즈(Raj), 그리고 나름대로 성공한 집안의 딸 시믈란(Simran - 그냥 읽으면 심란 정도가 되지만 너무 심란한 이름이라 시믈란으로 보통 부른다. ^^)이 유럽 여행을 가서 만나게 되면서 사랑이 싹튼다.

유럽여행!



그러니 이런 유럽 기차가 나오기 마련이고..



이런 이국적인 모습도 별로 신기하지 않다.

물론, 둘의 사랑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믈란에게는 이미 정혼한 약혼자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믈란은 부모님과 함께 인도로 가서 결혼을 하게 되는데... 당연히, 우리의 라즈는 인도로 용감히 건너가 사랑을 쟁취하려 한다.





물론, 그 사랑을 쟁취하는 순간은, 노래가 몇 곡이 지나가고 영화 장르가 멜로에서 액션으로 숨가쁘게 바뀌고 나서야 나오게 된다.

용감한 자만이 신부를 데려간다는 말이 헛말은 아니다. 영화를 보면 다 수긍하게 된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 두 배우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두 배우, 샤룩 칸 (Shahrukh Khan)과 까졸(Kajol)이다.



이 커플은 이 영화 이후에 꾸츠 꾸츠 호따 해(Kuch Kuch Hota Hai -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어. 1998년작), 까비 쿠시 까비 감 (Kabhi Khushi Kabhie Gham - 때론 기쁘고, 때론 슬프고. 2002년작) 등에서 멋진 콤비를 이루며 대박 흥행작을 이끌어 낸다.

이미 샤룩 칸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고 제작자로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고, 인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우리에겐 인도 현대 자동차의 모델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까졸은 몇 년간의 침묵을 깨고 최근에 컴백한 영화 Fanaa(파나 - 파멸)로 다시 인도 영화계를 흔들고 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작년에 500주 돌파를 기념하면서 이 영화를 거의 10년만에 재개봉했는데..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딜왈레가 있었으면..

사실, 인도 영화는 여러번 보면 볼수록 그 재미가 느껴진다.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계속 같은 작품을 반복 상영하고 있지만, 10번 이상 보고도 또 보러 오는 회원도 있다. 놀라운 것은 매번 비슷한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고, 또 웃고 떠든다는 것이다.

물론,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는 인도에서 뿐만 아니고, 한국의 인영사모에서도 장기 상영하는 대표적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달에도 상영 일정이 잡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딜왈레.. 처럼 10년 이상 계속 상영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나오기를 빌어본다. 분명히 우리에게도 그런 저력이 있을 것이다.


<<동영상 보너스1>>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의 명장면 동영상 보기

 

※ 뭄바이 사진은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이신 kook님께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행중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제 부탁으로 자료사진을 찍어오시느라 애써주신데 대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 딜왈레 둘하니아 레 자엥게와 파나 등 스틸사진과 관련사진은 제작/배급사인 Yashraj Film의 홈페이지에서 배포하는 사진입니다.

인도 영화 즐김이 한글로 (200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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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영화에 대한 몇가지 오해들

 이제는 제대로 보자 (2005년판)

(이 글은 2005년 말을 기준으로 쓴 글임을 밝혀 둡니다)
인도 영화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

  

나마스떼!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께 인사를 올린다는 인도 인사말 입니다)

인도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들이 떠도는 현실이라... 한 번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인터뷰 등을 할때마다 늘 나오는 질문들이라 말이죠. ^^

1. 인도 영화의 전형은 '춤추는 무뚜' 다

전혀 아니올시다..죠. '90년대 남인도 영화의 전형'이라고 하면 맞겠죠. 인도는 언어대로 크게 몇가지 영화권으로 나누어지는데, 흔히 '볼리우드Bollywood'라 칭하는 곳은 '북부인도(뭄바이 중심의)'이며 언어권은 '힌디'를 사용합니다.

춤추는 무뚜는 90년대에 일본에서 히트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수입된 작품으로, 남인도의 '타밀어' 영화죠. 똥똥하고 콧수염 난 아저씨와, 몹시 통통한 여인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어허... 이게 제일 멋있는거라니까요. ^^

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마치 한국영화에 비교한다면, 춤추는 무뚜는 '고래사냥' 정도의 옛날 영화며, 현재 우리가 매력있다고 생각하는 영화와는 다르다..고 말이죠


2. 인도 영화는 모두 3시간을 넘게 길다

3시간이 넘는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영화들은 2시간 남짓하게 많이들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반화'의 오류는 잘못된 것이겠지요. 국제 영화제등에 출품되는 작품들, 예를 들어 '라구로미오' 등과 같은 작품이 짧은 영화의 예가 되겠습니다.

작년에 나온 둠(DHOOM)이나 최근 히트 영화 까알(KAAL)도 2시간 남짓의 상영시간입니다.


3. 인도 영화엔 춤과 노래가 반드시 나온다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지만, 최근에는 노래가 한 곡 정도밖에 안나오는 영화도 나오는 등, 아주 다양화, 서구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흐름을 만드려는 감독들이 나옴에 따라, 늘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는 거의 흥행 참패라는 현실에 부딪치죠.

위에서 예로들었던 까알(KAAL)은 타이틀 롤 이외에는 노래와 춤이 없습니다. 아예 작정하고 만든 블랙(Black)은 깐느에도 초청되었던 데브다스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춤과 노래는 전혀 안나옵니다.


4. 인도 영화는 모두 해피엔딩이다

아니, 우리의 대표작이자 인도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될 3대 비극, '딜세 Dil Se , 데브다스 Devdas, 깔호나호 Kal Ho Naa Ho'를 못보셨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명작으로 꼽히는 것은 해피엔딩 일색이 아니고 비극도 상당히 많이 섞입니다. 물론 상당수가 해피엔딩을 추구하기는 하죠.

예전에는 모두 해피엔딩이란 말이 통했을지 모르겠지만, 2000년대를 사는 인도인들은 이미 비극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자료들만 안바뀌고 있는 듯.. ^^


5. 인도 영화엔 키스 장면이 없다

이미 라자 힌두스타니 (1996; 아미르칸 주연)과 모하바떼인 (Mohabbatein ; Love stories - 2000년)에는 아주 찐한 키스 장면이 나오죠. 그리고 2002년 근처에 나온 영화들이나 여러 영화에서 심심치않게 찐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나오는 영화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키스를 하기도 합니다.

베드씬도 검열의 수위를 넘나들면서 나오는데, 물론 가슴 노출등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출을 하지 않아도 그보다 더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까마수뜨라의 나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수많은 검열의 틈새에서 얼마나 많은 노하우가 쌓였을까요?

충격적인 장면은 BOOM이란 영화나, Oops란 영화에서 나오는데, 붐의 경우는 거의 스트립 댄서보다 더한 장면이 나오고 웁스에서는 남자 스트립 댄서가 나오죠.

2004,2005년을 거치면서는 베드씬에 가까운 장면은 기본이고 키스씬은 아주 밥먹듯이 나오기도 합니다. (일종의 유행이랄까요)

인도.. 이미 많이 변화하고 있답니다


6. 인도 사람들은 텔레비전이 없어서 영화관에 간다

예전에는 맞는 소리였겠죠.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케이블 텔레비전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거기서도 신나게 틀어대는 것이 인도 영화요, 인도 영화속 뮤직 비디오란 것이죠. ^^

감동의 스케일이 다르다고 할까요? 한 네시간 정도 큰 화면에서 신나게 보는 재미를, 어찌 그 작은 텔레비전 앞에서 느끼는 감동과 비교하겠습니까?


7. 인도 영화는 수준이 낮다

천인 공노할 위험한 발언입니다. 뭐 무식한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쉽게 재밌게 만들었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다면, 그 영화를 보고 열광하는 인영사모의 수천명 회원은 그 수준이 심각히 의심된단 말입니까? (^^) 그리고 깐느는 머리가 비어서 데브다스를 초청하고 그랬으며, 아카데미는 라간을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에 올렸댑니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한 번도 못올라갔죠)

수준이 낮은 영화도 있긴하지만, 예전처럼 그냥 싸잡아서 우리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몰고가서는 안되죠. 특수 효과 등의 작업은 무척 뒤떨어져 있지만, 극적 요소나 군무 촬영 기법, 립씽크 기법(!) 등은 세계 제일에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죠.

우리도 아마 비용 아끼려고 인도에다 셋트 지어놓고 찍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8. 인도 영화는 자막 없이 봐도 다 이해할 수 있다

90년대의 인도 영화는 그럴지 몰라도, 요즘의 영화 - 데브다스, 깔호나호 등은 절대로 자막 없이 보면 이해하기 힘이 들거나, 그 맛을 제대로 못느낍니다. 데브다스의 주옥같은 대사들 - 우리가 어록이라 부르는.. -이나 깔호나호의 숨 한 번 안쉬고 계속 나오는 엄청난 양의 대사를 이해하지 않으면, 등장인물간의 관계나 전체를 흐르는 슬픔 같은 것을 못느끼게 되죠

적어도, 영어자막이라도 있어야 그럭저럭 이해가 가능하며, 특히 스릴러 장르는 더욱 그렇지요. 인도 영화의 DVD에는 거의 영어자막이 딸려 있으니 같이 보면서 이해하면 무자막으로 볼때보다 백만배는 더 재밌을겁니다.

물론 인영사모 한글자막 상영회(www.indiamovie.co.kr)에 오시면 천만배 재미있겠지요. ^^

한글로(200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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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폭 넓은 이해를 바란다

다양한 최신 인도 영화를 소개합니다


부산 영화제에 상영되었던 '수퍼 히어로 끄리쉬 (Krrish / 크리쉬)'가 좋은 반응을 받았다고 합니다.

▲ 올해 부산 영화제 상영작 <수퍼 히어로 끄리쉬 Krrish>


하지만, 인도 영화에서 '끄리쉬(크리쉬)'가 차지한 부분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액션 영화'정도 입니다. 한마디로 '수많은 장르 중 하나'입니다.

재미로 보자면, 좀 유치 찬란하지만, 헐리웃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하는 인도 국민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영화죠. 한 서너편의 영화를 짬뽕해서 인도 옷을 입혔으니까요. 그러지만 분명히 대중에게 인기가 있고 재밌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크리쉬(끄리쉬)를 만든 감독은 인도 영화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감독으로서, 이미 자신의 아들과 함께 대박 영화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이제 아들 '리틱 로샨 Hrithik Roshan'은 아버지의 영화에만 나오겠다는 선언도 하기도 했죠.




▲ 올해 부산 영화제 상영작 <수퍼 히어로 끄리쉬 Krrish> 예고편 동영상

1편 꼬이 밀 개야 (Koi Mil Gaya)는 '인도판 E.T' + '콘택트' 정도 되는 영화였습니다. 그곳에 나온 '자두'라는 E.T는 정말 조악하지만, 그래도 아주 귀엽습니다. 이 영화의 속편이 바로 끄리쉬(크리쉬)구요.

▲ 끄리쉬 1편, 꼬이 밀 개야 (누군가를 찾았어)

어쨌든, 액션물도 제법 볼만하지만, 인도의 주류는 여기 멜로영화인 듯 합니다. 바로 샤룩 칸(Shahrukh Khan)이 이끄는 한 장르지요.

이번에 나온 영화인 까비 알비다 나 께헤나(Kabhi Alvida Naa Kehna -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는 뉴욕에서 촬영했고, 아주 서구적인 주제를 다룹니다. "불륜"이란 주제죠. 까란 조하르(Karan Johar) 감독은 이미 꾸츠 꾸츠 호따해 (Kuch Kuch Hota Hai/1998) , 까비 쿠시 까비 감(Kabhi Khushi Kabhie Gham, 2001),  깔호나호 (Kal Ho Naa Ho, 2003/제작과 각본만 맡음)로 인도 영화계에서 대박 감독으로 이름이 난 천재적인 감독입니다.


▲ 샤룩 칸의 신작 Kabhi Alvida Naa Kehna (까비 알비다 나 께헤나 -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 Kabhi Alvida Naa Kehna (까비 알비다 나 께헤나 -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그리고 코미디 영화로는 이번에 대박 히트를 친 "라게 라호 문나바이 (Lage Raho Munnabhai - 계속해요, 문나형님)'이 있습니다. 이 역시 "문나형님 의대가다'라는 영화의 속편입니다. 이번에는 간디 선생님을 다루고 있는데, 정말 배꼽 빠지게 웃기지만, 찡한 감동이 있습니다.

▲ 코미디 영화의 대표작, <라게 라호 문나바이 Lage Raho Munna Bhai - 계속해요, 문나형님>

그뿐인가요. 아미르칸 (Aamir Khan)이 이끄는 역사 의식이 강한 영화들도 줄지어 있습니다. 이번에 인도 대표로 아카데미에 출품된 <랑그데 바산띠  Rang De Basanti -  노란 희생의 색으로 칠해라>는 그 중 한편입니다. 최근 Fanaa(파나-파멸)이란 영화도 아주 괜찮았습니다.

▲ Rang De Basanti 랑그데 바산띠 - 노란 희생의 색으로 칠해라

이 영화는 인도에서 무장 독립 운동을 했던 "바갓트 씽 Bhagat Singh"을 현대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젊은이들을 일깨우고자 하는 영화입니다. 40대의 아미르 칸이 20대 연기를 하는 모습은 조금 어색하지만, 그래도 그의 힘이 느껴졌지요


▲ Rang De Basanti 랑그데 바산띠 - 예고편


▲ 파나 (Fanaa - 파멸)

이 영화는 아름답고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분쟁지역인 '카시미르' 지방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한 전사와 맹인 여인과의 사랑을 그립니다. (재밌는 것은 분쟁지역이라서 직접 카시미르에서 못찍고 폴란드에서 찍었다고 하네요. 모르고보면, 인도인줄 알정도로 잘 찍었습니다)


▲ 파나 (Fanaa - 파멸) 예고편

인도는 1년에 1000여편의 영화가 나오는 영화 대국입니다. 그 장르는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제에서는 그 중에 "독립영화"에 가까운 예술 영화들만 소개를 합니다. 간혹가다 "끄리쉬"같은 영화가 오기는 하지만, 관객들이 인도 영화에 대해서 오해하기 쉬운 함정이 있는 영화같습니다.

과거 '춤추는 무뚜'라는 남인도 영화 (인도는 크게 4개의 영화권으로 나뉘며, 모두 인종과 언어가 다릅니다. 실제, 인도의 공용어는 20여개이며 거의 외국어 수준이죠)가 개봉한 이래로, 거의 제대로 된 인도 영화가 소개되지 못한 상황이니...

(위의 모든 영화들은 "볼리우드"라 불리는 중,북부 인도 중심의 영화들입니다)

우리나라의 인도 영화에 대한 이해는 "춤추는 무뚜"처럼 9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도 영화, 많이 변했죠?

단순히 '인도 영화 = 끄리쉬'라는 공식 보다는...

'인도영화중 '끄리쉬'라는 영화 한 편' 이라고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샤룩칸의 영화들도 영화제에서 자주 만나기를 빕니다.

인도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만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지만, 매주 인도 영화를 상영하는 모임도 있고, 관심만 있으면 DVD등을 구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관심만 가지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이 인도 영화 입니다.

(이 기사에 소개된 작품은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오시면 자세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한글로 (2006/10/22)

*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5년째 매주 <한글자막> 인도 영화 상영을 하는 모임입니다. http://cafe.daum.net/indiamovie

원본글 : http://blog.daum.net/hangulo/8626668 과 함께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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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 Water

인도 영화가 아닌 캐나다 영화인 까닭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들

2007년 1월 23일 저녁 (우리나라 시각)에 드디어 2007년 아카데미상의 후보작이 발표되었다.(발표 사이트 : http://oscar.com/nominees/?pn=list )

나는 늘 아카데미상 후보작들 중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가장 먼저 찾아보곤한다. 이미 보도를 통해서 9개의 예비 후보작이 발표되었고, 그 중에서 어떤 작품이 후보작이 될 것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이 가능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작품은 바로 Water 란 작품이다.


인도 영화면서 캐나다 대표로 나온 영화 - Water

알다시피, 외국어 영화상은 각 나라에서 한 편만 대표로 출품하고 그 중에서 다섯개의 후보작을 뽑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대표로 보낼 작품을 선정하느라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예술성과 흥행성 사이에서 고민하게되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괴물'이냐 '왕의남자'냐를 고민하다가 '왕의남자'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후보작에는 안타깝게 들지 못했다.

Water는 표면적으로 보면, 캐나다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인도"를 다루고 있고, 인도인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인도 배우들이 대다수 출연했다. 그런데 왜 캐나다 대표로 나온 것일까?


디파 메타 감독은 누구인가?

우리나라에 개봉해서 TV 방영까지 한 "발리우드 할리우드(Bollywood Hollywood) 200년작"이라든지, 올케와 시누이의 동성애를 그려서 화제에 오른 영화 파이어(Fire, 1996년작)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 감독. 디파 메타. (Deepa Mehta '디빠 메흐따' 정도가 비슷한 발음이지만, 우리나라엔 디파 메타로 알려져 있다)

1950년에 태어나서 1973년에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결국 그곳에서 정착하여 1975년부터 10여편의 TV르로그램과 영화를 감독하고, Water를 비롯, 자신의 3부작이라 불리는 Fire(1996),  Earth(1998) 등의 작가이기도 하다.

1996년 Fire를 시작으로 "인도 밖의 자본"으로 "인도의 이야기"를 하는 "외국에 사는 인도 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춤과 노래가 나오는 인도 영화와 이야기 중심의 헐리웃 영화와의 소통을 위해서 "발리우드 할리우드" (발리우드 = 볼리우드라고 부르는 것이 맞으며 Bollywood = Bombay[인도영화의 중심지 봄베이] + 할리우드의 합성어로 '인도 영화계'를 지칭하는 말)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3부작(Trilogy)으로 유명한 Fire, Earth, Water는 진지하게 인도의 현실을 이야기 하면서 인도와 세계의 대화를 유도해 냈다.

결국, 국적도 문제였지만, 제작부터 시작해서 모두 캐나다에서 대부분 이루어졌으므로 영화의 국적은 "캐나다"가 되었고, 캐나다에서는 이 영화를 자신들의 대표작으로 아카데미에 출품한 것이다.

(최근에 일본에서 일본어로 영화를 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가 "헐리웃"영화라고 판단되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들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워터(Water) - 숨기고 싶은 인도의 치부

이 영화는 인도의 "홀어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망인'은 고상해보이지만 그 원뜻은 '죽지못한 여인'이란 뜻이라 일부러 홀어미란 단어를 썼음)  

1938년의 인도. 독립 운동이 시작되는 인도의 바라나시(Varanasi). 겨우 여덟살짜리 꼬마 여자아이는 병든 할아버지와 혼인을 하지만 곧 죽는다. 결혼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이 꼬마는 인도의 풍습에 따라 '홀어미'들을 수용하는 일종의 수용소로 보내지게 된다. 머리를 빡빡깎고 흰옷만 입으며, 아무런 장신구를 할 수 없는 비참한 생활.. 그 곳에서 아름다운 깔야니를 만나는데.. 이상하게 머리가 길고 아름다웠다.


바로, 이곳의 유일한 수입원은 바로 이 아름다운 여인이 하는 매춘행위. 수많은 권력자들과 마을 사람들은 남자를 '잡아먹은' 여인들을 불경하다고 여기지만, 그들의 윤리는 썩을대로 썩은 그것이었다. 그러던 중에 이 깔야니를 사랑하게 된 인도의 번듯한 청년이 나타나게되고... 둘의 사랑은 당연히 실패로 끝나고... 열살도 되지 않은 아이 과부는 이들의 밥벌이를 위해 매춘을 강요당한다..

정말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울분이 치미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물론, 최근에는 사라진 풍습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남편이 죽은 여인들이 흰옷을 입고서 모여 사는 장면은 다큐멘터리에서 종종 보인다) 바로, 숨기고 싶은 인도의 치부인 셈이다. 역사적으로 있었던 사실이지만, 꺼내놓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은밀한 비밀... 그런 영화가 과연 인도에서 순순히 촬영을 할 수 있었을가?

Water - 고난의 촬영기

인도의 유명한 성지이자 관광지인 바라나시. 인도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목욕하는 그 곳. 이곳에서 촬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이 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폭동이 일어났다.  그게 2000년의 일이다. 결국 영화 촬영은 중단되었다.


과거 디파메타 감독이 '인디아나 존스' TV 시리즈 몇 편을 감독해서인지, 그 유명한 조지 루카스도 이 Water의 촬영을 위해 손수 광고비까지 내어가며 광고도 실어주었다고 한다.

결국 영화는 인도 옆의 섬나라 (원래 인도였으나 영국에 의해서 분단된 나라인) 스리랑카에서 찍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 꼬마역을 맡은 사랄라(Salara)는 영화에 사용된 언어인 "힌디(Hindi)"는 전혀 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거기에다 이 영화는 "힌디"말고도 "영어"로도 이중 촬영 되었는데, 영어 역시 한 마디도 못했다.

그뿐인가? 디파메타의 영화 '발리우드 할리우드'에서도 열연을 했던 "리사 레이(Lisa Ray)"는 매춘을 하는 아름다운 홀어미역이고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역이지만... 캐나다인이다. 물론 인도의 피가 섞였다고는 하지만, 힌디는 제2외국어였을 뿐이다. (유창하지만 어딘지 어색하다는 인도인들의 말이다)


중요한 배역 두 명이 '외국인'이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그러니, 디파 메타 감독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런지는 안봐도 뻔하다.

하지만, 결국 2005년에 영화를 완성해냈고, 각종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도 부산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되었다.


Water 속의 명배우들


인도 영화를 6년째 보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인도 영화의 팬으로서, 사실 이 영화는 남다르다. 과거, 디파메타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인도의 주류 배우가 아닌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인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로 손꼽히는... 삼성 휴대폰 광고 모델! 존 아브라함이 등장한다.

원래 존 아브라함은 몸매가 좋아서, 웃통을 벗고 나오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영화에서는 조금 철이 없는 듯 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건실한 청년으로 나와서, 모두들 "존 아브라함의 재발견"이라고 떠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뿐인가.

디파 메타 감독의 영화에 자주 나오는 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밴디트 퀸"이란 영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시마 비스와스(Sima Biswas)를 비롯, 영화 속에서 관록이 묻어 나오는 명배우들이 가득하다.


잔잔한 감동 Water


춤과 노래로 가득한 인도의 흥겨운 영화를 보기 좋아하는 우리 모임에서는 그리 좋아하는 부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인도라는 단어가 섞여 있는 영화가 세계의 언론에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참 가슴뛰는 일이다. (이 영화에는 볼리우드의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춤과 노래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인도는 이미 세 번이나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을 냈지만, 한 번도 타지 못했다.

비록, 캐나다의 이름을 빌렸지만, Water가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쟁쟁한 경쟁작들이 많아서 걱정도 되긴 한다. 올해의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2007년 2월 25일에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Water도 한국에 정식으로 개봉되어, 많은이들이 인도 영화에 대한 인식을 달리 했으면 좋겠다. 물론, 인도 주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영화지만....

한글로(2007/01/23)

* 이곳의 사진은 indiafm.com 과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

- 이 글은 아래 출처를 밝히는 한 얼마든지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 원본출처 : 인도 영화 천국 bollywood.tistory.com / 한글로 블로그 http://blog.daum.net/hangulo/939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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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게도.. 아카데미는 Water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래도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이다. (2007/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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